FASTENER & ZIPPER
디아프바인에서 사용되는 빈티지 파스너/지퍼 는 브랜드별로 특징과 히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deerskin 라이더에는 하이엔드 riri 지퍼를 ,단단한 말가죽 라이더자켓에는 TALON, CROWN,CONMAR 등의 빈티지 파스너가 사용됩니다 . 의류의 구성품 중에 작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퍼에 관한 글입니다.
지퍼라는 혁명적 부품이 고안된것은 1891년의 일이고, 실용화에 성공한것은 1913년, 미군 항공복에 채용된것은 1918년 U.S.NAVY 의 플라잉슈트에 TALON의 전신인 HOOKLESS사의 지퍼가 사용된것이 최초입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이 디테일에 미군이 관심을 가져서 지퍼는 밀스펙을 획득하게 됩니다.
밀리터리 자켓에 많이 사용 되며, 다이캐스트라고 불리우는 특수한 제조법, 하이힐 형태의 아름다운 설계, 그리고 독자적인 스프링록 메커니즘 등은 지퍼 를 공예품으로 바라본 이념 에서만 나올 수 있는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HOOKLESS
The Origin of TALON
1910년대 초, 미국의 한 파스너 메이커에서 세상에 없던 새로운 발명이 탄생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Hookless Fastener, 훗날 TALON으로 이어지는 ‘지퍼’의 원형이었습니다.
당시 의류 시장은 단추와 고리로만 옷을 여닫던 시대였고, 금속 파스너라는 개념조차 생소했지만, Hookless는 과감히 ‘새로운 길’을 개척했습니다.
이 지퍼는 면 테이프에 기반한 구조였으며, 하단 엔드 부분에는 금속 플레이트를 덧대어 강도를 보강했습니다. 이러한 디테일은 단순히 기능적일 뿐 아니라, 당대의 장인 정신을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특히 아래 사진 속 좌우에 놓인 1930년대 초기 모델은 TALON이 아직 ‘박스형 오픈 지퍼’를 개발하기 전의, 가장 클래식한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입니다. 독특한 구조와 묵직한 존재감은 훗날 수많은 빈티지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됩니다. 실제로 해외 빈티지 마켓에서는 동일한 제품이라도 Hookless 지퍼가 장착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가격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그 존재 자체가 ‘슈퍼 파워’로 작용합니다.
디아프바인 역시 이 역사적 디테일을 존중하며 제품에 반영해왔습니다. 08FW DEERSKIN 라이더 자켓과 10FW 8주년 그리즐리 자켓에는 바로 이 Hookless 지퍼가 사용되었습니다. 하단부의 구멍을 스냅으로 고정시켜 내구성을 더한 설계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세월을 견디는 기능적 미학의 결정체였습니다.
Hookless 지퍼는 단순히 하나의 파스너가 아니라, 미국 패션 역사와 밀리터리 문화, 그리고 장인정신을 동시에 상징하는 유산입니다.
지금 손에 쥔 이 작은 지퍼는 100년 전 장인들의 집념과, 시대를 앞선 혁신의 숨결을 그대로 전하고 있습니다.
TALON
Pre-War Zipper Innovation
TALON 지퍼의 원조격으로 불릴 수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1930년대 이미 기본 설계와 록(잠금) 장치를 완성하며, 지퍼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특히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오토록 메커니즘(자동 잠금 장치) 이 들어간 세퍼레이트(오픈) 타입 지퍼는, 제2차 세계대전 초기의 밀리터리 의류와 항공 플라이트 슈트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이 지퍼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선 디테일에 있습니다.
1941년에서 1942년에 걸쳐 발령된 물자 총제령 이전에 제조된 이 제품 특징은,
놋쇠(brass) 와 니켈을 주재료로 한 은색 톤의 체인 티스(teeth),
1930년대 공예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의 엔드 박스,
고장이 적고 안정적인 사용감을 제공한 구조,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며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TALON사의 수많은 지퍼 타입 중 수작 중의 수작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오토록 기능은 그 시대에는 놀라운 혁신이었습니다.
지퍼 헤드 상단에는 ㄷ자 모양의 스톱퍼가 있어 지퍼가 위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했고, 이러한 작은 디테일까지도 빈티지 퍼스너의 매력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이 TALON 지퍼는 단순한 산업 제품이 아닌,
전중(戰中)과 전후(戰後)를 아우르는 디자인 유산이자, 장인정신과 시대적 혁신이 만난 걸작으로 남아 있습니다.
CROWN
The Chevron Zipper
밀리터리 애호가분들이라면 한 번쯤 접해보셨을 이름, 바로 Talon(타론), Crown(크라운), Conmar(콘머). 이 세 브랜드는 20세기 중반 미군 플라이트 자켓에 사용되었던 3대 지퍼 메이커로, 그중에서도 크라운은 단연 독보적인 존재로 불리워왔습니다.
1930년대에 창업하여 1960년대 중반까지 운영되었던 크라운은, 타 업체가 비용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하던 흐름 속에서도 끝까지 비용이 더 드는 독자적 제조 방식을 고수했습니다. 슬라이더의 록 구조부터 이빨(티스)의 설계, 제조 공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디테일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며 “지퍼 역사상 최고의 이단아”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특히 다른 메이커가 프레스 방식으로 이빨을 대량 생산하던 것과 달리, 크라운은 알루미늄을 직접 용해해 틀에 부어 고압 주조하는 다이캐스트 공법을 고집했습니다. 이 기술적 집념은 내구성과 디테일에서 차별성을 보여주었으나, 생산 비용 상승과 대량 생산의 어려움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기도 했습니다.
크라운 지퍼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쉐브론 지퍼(Chevron Zipper) 는 이빨 모양이 군의 계급장을 연상시키는 V자 형태로, 이 별명도 그 특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혁신적인 설계 덕분에 “지퍼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모델”로 불렸고, 실제로 미군 A-2 플라이트 자켓의 프런트 메인 퍼스너로 채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생산 비용과 낮은 대량 생산성으로 인해 결국 서서히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CROWN ZI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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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크라운 지퍼중에서 헤드에 C&C 라는 각인이 보이는 디아프바인에서 다량 스탁하고있는 매우귀한 50년대말 CROWN 제품입니다. C&C 로고의 제품은 빈티지 시장에서 거의 볼 수 없는 희귀한 파츠입니다.
CROWN은 잘 알려진 브랜드명이고, 실제로 이 지퍼를 설계하고 제조한 메이커의 이름은 The Spool Cotton Company였습니다. 이 회사는 19세기 말부터 방직 및 봉제 관련 자재를 전문적으로 생산해온 종합 자재 메이커 J&P Coats & Clarks 그룹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C&C라는 표기는 단순히 장식적 의미가 아니라, 모기업의 정체성과 신뢰성을 함께 담아낸 일종의 품질 보증과도 같은 각인이었습니다.
1950년대 말, 전 세계적으로 의류 산업과 봉제 산업이 급성장하던 시기, Coats & Clarks 그룹은 “COATS & CLARKS SALES CORP”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다양한 자재 브랜드를 전개했습니다. 이때 CROWN 지퍼에도 이 이름이 적용되었고, “C&C”라는 약자가 자연스럽게 각인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즉, 이 표기는 단순히 알파벳 이니셜이 아니라 당시 글로벌 섬유·봉제 산업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결과물이었으며, 미국 자재 산업의 신뢰성과 유산을 상징하는 작은 흔적이기도 합니다.
CONMAR
1930년대 후반, 미군의 플라이트 재킷과 항공 의류에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지퍼 브랜드가 바로 CONMAR입니다. 당시 A-2 재킷을 비롯한 다양한 군용 항공복에 채택되면서 CONMAR 지퍼는 단순한 부품을 넘어, 군수 의류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1950~60년대에 접어들며 CONMAR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당시 약 7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미군 밀리터리 의류 지퍼 시장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많은 병사들의 유니폼, 점퍼, 플라이트 재킷에는 어김없이 CONMAR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이는 브랜드가 가진 강력한 내구성과 신뢰성의 증거이기도 했습니다.
이 브랜드의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가 바로 5호 알루미늄 지퍼입니다. 가볍고도 튼튼한 알루미늄 소재 덕분에 군용 의류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했으며, 동시에 대량생산에도 적합하여 미군의 전성기 물량을 뒷받침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군인들의 일상과 전장에서, 지퍼를 올리고 내리는 작은 동작마다 CONMAR는 조용히 그 곁을 지켰던 셈입니다.
오늘날 빈티지 밀리터리 애호가들과 콜렉터들 사이에서 CONMAR 지퍼가 장착된 오리지널 플라이트 재킷은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지퍼’라는 부속품이 아닌, 한 시대의 군수 산업과 디자인 철학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riri
1936년 스위스에서 창립된 명품 지퍼 브랜드 RIRI는 내구성과 디자인성이 매우 뛰어나며, 특유의 메탈릭한 광택 덕분에 다양한 하이엔드 제품에 채택되고 있습니다.
리리 지퍼는 내구성이 탁월하여 오랜 사용에도 변형이나 파손 위험이 적고,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여닫히는 사용감이 특징입니다. 메탈릭 소재가 빚어내는 깊고 고급스러운 광택은 디자인적 완성도를 크게 높여줍니다.
리리의 지퍼는 단순히 여닫는 도구를 넘어, 착용자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하이엔드 디테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특유의 메탈릭한 광택감은 다른 파스너와 뚜렷하게 구분되며, 고급스러운 질감과 함께 세련된 존재감을 발산합니다.
08FW 시즌, 디아프바인의 디어스킨 라이더 자켓에 채용된 리리 지퍼는 그러한 가치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디어스킨 특유의 힘 있고 부드러운 가죽과 리리 지퍼의 정교한 금속 광택이 어우러져, 단순한 의류를 넘어선 하나의 럭셔리 아카이브 아이템으로 완성된 것입니다.